≪장식과 추상≫
201년 4월 1일 - 2017년 5월 6일
쿠리만주토, 멕시코시티, 멕시코
≪장식과 추상≫전시전경, 쿠리만주토, 멕시코시티, 멕시코
사진: Omar Luis Olguín
≪장식과 추상≫전시전경, 쿠리만주토, 멕시코시티, 멕시코
사진: Omar Luis Olguín
보도 자료
쿠리만주토는 작가 양혜규가 본 갤러리와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자, 작가의 첫 중남미 개인전으로 꼽힐 《장식과 추상》을 개최한다.
양혜규는 물질이 갖는 정서적인 힘을 빌어 자신의 시각적 추상 언어를 개발해왔다. 단순한 물건들을 함께 배치하는 행위나 창의적인 파괴의 과정에 내재된 무한한 복합성을 그리는 그의 작품세계는 서사와 언어를 굳이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정 오브제에 함축된, 그리고 그와 연관된 여러 감각적 서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벽화, 조각, 설치 형태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이때의 이야기란 그 서사성에 의존하지 않는 형태들을 읽는 하나의 해석방안으로 암시된다.
양혜규는 서구의 규범적인 추상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지시하는 공통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일견 대척되는 이 두 가지 분야를 작가는 반복성에 대한 특유의 접근법을 통해 포용하는데, 그 둘은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계적 확장에 대한 매혹적이고 어쩌면 영적이기까지 한 충동을 공유한다. 민속적 공예술과 산업적 제조 활동의 공통 분모는 종종 미니멀리즘과 결합한 양상으로 양혜규의 작업에 나타나며, 이는 본 전시의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모더니스트 건축가 아돌프 로스의 1910년도 에세이 <장식과 범죄>, 그리고 그에 대한 비평적 해석으로서 2001년에 제시된 바 있는 《장식과 추상》이라는 제목의 전시와 책(예일대 출판)을 참조하면서, 양혜규는 미술 속 장식의 개념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혐의를 벗겨 정당화한다.
본 전시는 최근 작가가 진행해온 실험은 물론 다양한 매체에 달하는 양혜규의 작품들을 개관한다. 작품들은 몇 개의 작업군으로 나누어 제시되며, 각 작업군 별로 각기 다른 전술을 동원하여 작가의 포괄적 미술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자 한다. 갤러리 한켠에서 의인화된 모습을 띠고 서 있는 조각군인 <중간유형>(2015-) 연작은 인조 짚, 조화, 인도 방울, 바인더 끈, 무동력 흡출기, 바퀴, 강철 프레임 등으로 구성되는데, 작가는 이같은 이질적 요소들을 결합하며 근대와 전근대 간의 경계를 허문다.
갤러리의 중앙에 설치된 <솔 르윗 뒤집기– 1978배로 확장, 복제하여 다시 돌려 놓은 K123456>(2015)은 솔 르윗의 1960년대를 대변하는 정육면체 조각 모듈의 문법을 차용하고 변형한 작품이다. 한 쌍의 정육면체 집합군이 거울상을 이루며 각각의 용적을 쌓는 모양새로 구성된 본 작품은 미니멀리스트 대가의 대표 구조물을 블라인드를 통해 확장하고 참조하며, 수평적 선의 안정적인 반복과 깊이 있는 밀도를 통해 장식적 구성을 표방한다.
갤러리의 두 모퉁이 벽에는 2010년도부터 제작해오고 있는 종이 콜라주 연작인 <신용양호자> 작품들이 펼펴진다. 기하학적으로 구성된 비닐 시트 위에 걸린 각 콜라주는 작가가《모눈 공책》(2000-)을 통해 선보인 모눈종이와 우편봉투의 안쪽면에 숨어있는 패턴을 포함한다. 보통은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이 전면으로 뒤집힌 채, 만화경에서 볼 법한 모양과 복잡한 그리드 및 각도의 구성으로 제시된다. 양혜규의 미술은 다방면으로 꾸준히 진화중이며,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재구성하고 새로이 표현해낸다. 극적인 빛과 그림자, 여러 종류의 향 등을 더함으로써 작가는 감각적인 체험이 입혀진 설치를 꾸민다.
전시 작품 목록
솔 르윗 뒤집기 – 1078배로 확장, 복제하여 다시 돌려 놓은 K123456, 2015
중간 유형 – 바람이 이는 호화 색동 옥수수, 2017
중간 유형 – 이중 바람이 이는 무인 농작물, 2017
중간 유형 – 우기를 동반하는 공과 원반 형태의 애도, 2017
중간 유형 – 우기를 동반하는 색동 원뿔 형태의 애도, 2017
중간 유형 – 뒤집힌 V 형태의 우흐흐 생명체, 2017
중간 유형 – 확장된 W 형태의 우흐흐 생명체, 2017
불가사의한 사안에 기반한 이중 좌석, 2017
일몰 월출에 가려진 산더미 눈 – 신용양호자 #313. 2017
번개 번득이는 달 산 – 신용양호자 #314, 2017
해과 달 아래 말 잃은 큰 눈 산 – 신용양호자 #315, 2017